온라인 감상
이 곡은 아주 단순한 마음에서 출발했습니다. 시간이 조금씩 흘러가고,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것들이 있음을 알면서도 굳이 끝없이 슬퍼할 필요는 없다는 담담함입니다. ‘꽃은 다시 피는 날이 있어도 사람은 다시 소년이 되지 않는다’는 옛말이 아마 이런 뜻일 겁니다. 가벼운 한숨 한 번 내쉬고 나면, 삶은 또 언제나처럼 묵묵히 흘러갑니다.
어쿠스틱 기타가 서두름 없이 잔잔하게 펼쳐지고, 현의 여운 사이사이에는 넉넉한 틈이 남아 있습니다. 곡의 중반에 이르러 현악이 서서히 얹히며 단출했던 멜로디에 약간의 온기와 두께를 더해줍니다. 도드라진 기복 없이, 바람에 날린 꽃잎 몇 장이 천천히 바닥에 내려앉고 마는 것처럼 담담하게 흘러갈 뿐입니다.
곡 제목의 ‘온주(温酒, 데운 술)’ 역시 바로 이런 느낌을 이야기합니다. 날이 어둑해지고 바깥 공기가 조금씩 서늘해질 무렵, 창밖의 꽃잎이 꽤나 떨어진 것을 보며 탁자 앞에 앉아 작은 술 한 병을 데우고 천천히 피어오르는 김을 바라보는 일.
젊은 날에는 대개 많은 것들이 아직 늦지 않았다고 생각하곤 합니다. 하지만 시간이 한참 흐른 뒤에야 비로소 알게 됩니다. 어떤 사람, 어떤 장소, 어떤 시절은 한번 지나가고 나면 정말 그것으로 끝이라는 것을.
술은 아직 따뜻합니다.
잠시 가만히 앉아 있는 것도, 퍽 좋습니다.
수록곡
재생 플랫폼